기분 전환
기분 전환
기분을 전환해 주는 건 무엇일까?
훌쩍 떠나는 드라이브
한 잔의 따뜻한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
장바구니에 고이 넣어두던 것들을 결제해버린 후의 짜릿함
푸하하 웃음 터지게 하는 코미디 영화나
영화 주인공 감정에 몰입하다 우르르 터지는 울음
시야를 장면으로 바꿔주는 노래를 들으며 떠나는 산책
친구를 만나 한숨과 한탄이 대부분인 삶을 나누는 시간
물론 이런 것들도 기막힌 효과를 보여주는 기분 전환의 전략들이다.
하지만 많은 돈이나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서도
찰나의 순간에 마음을 사로잡아
미간이 풀어지게 하고 입술에 미소가 실실 흘러나오게 하는 기막힌 거리가 있다.
가까운 사람이든 먼 사람이든
마음이 멀든 거리가 멀든
갑자기 훅-하고 다가오는 문장과 마음들이 있다.
짜증과 조소로 뒤섞인 흉한 마음에
언제 그랬냐는 듯 무안하기까지 할 정도로
행복과 포근함으로 웅크러트린 것들을 풀어헤치는
그런 대전환을 일으키는 신비가 몇 번이고 일어난다.
이럴 때면 참 나란 사람은 단순한 걸까 기억력에 이상이 있는 걸까 싶다.
단순한 것은 좋은 것이라 넘어가도
이렇게 나의 마음과 기분은 한 끗 차이임을 잊어버린다.
금새 지나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열과 성을 다해 나의 에너지와 감정을 소모하고 있는 나를 자꾸만 발견한다.
또한 내가 어쩌다 기울인 관심과 애정의 씀씀이가
누군가의 하루를 뒤바꿔놓을 수 있다는건 대단한 영광이고
참 멋진 역할이다.
하지만
마치 천사가 데려와 나를 달래주는 것만 같이
누군가가 나를 돌보고 염려하고 믿어주며 사랑하는 마음 또한
내가 기꺼이 들을 수 있는 귀와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 언짢음과 못마땅함이 나를 지나치게 지배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짧은 순간에도 저 바닥에서 하늘 높이까지 나의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환상적인 행복을 경험할 기회를 스스로 놓아버리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의 굽은 어깨와 꾹 다문 입술 그리고 빛을 띄지 않는 두 눈 알아채고
잠시 멈춰서서 안부를 묻고 토닥이며
결국 그 이가 하나의 큰 숨을 터뜨리고 눈과 입술에 긴장을 풀게 해줄 수 있는데도
그러지 않기를 택하고 제 갈 길을 바삐 서둘러 가는 것은
창피한 뒷모습이다.
결국 우리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거창한 소비나 바라던 상황이라기 보다는
누군가로부터의 따뜻한 말과 마음이다.
길고 긴 겨울에 몸도 정신도 지배되어
온기 없는 일상이 익숙해져버린 이들이 지금도 주위에 애써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속으로 애타게 바라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는 마음의 문장들을 가진 사람들을.
당신은 지금 생각나는 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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