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wner of my heart






The owner of my heart





나는 감정에 예민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다루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좋은 것들을 보느라 마음이 들떠있다.




처음 본 곤충 허물에 세상 신이 나 흥분하다 마스크를 잃어버리고




새로 알게 된 이들이 나눠주는 그들이 살아온 삶의 제각기 다른 모양에 깊이 감탄한다.








내 감정이 하루의 기분을 좌지우지하지만




다른 이들의 감정이 나를 흔들어놓기도 한다.






나와 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내가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마치 아침에 일어나 휴대폰을 확인하고


외출할 때마다 에어팟을 끼고 노래를 듣는 것 처럼




마치 하나의 화석처럼 굳은 습관처럼


그들의 감정과 생각에 마음을 민감히 기울이게 된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 필요로 하는 말,


사람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말을 기꺼이, 자연히 하게 된다.




그렇게 우연히 혹은 필연적으로 


나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이 연결되어


그 복잡하고 무거운 맘을 조금이라도 알아주고


두렵고 버겁기만 했던 짐을 잠시 덜어주게 될 때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따스함과 감사함을 얻는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나와 함께 함으로 힘겨워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바를 내가 충족시켜주지 못하거나


반대로 내가 기대한 마음을 받지 못하게 되면


그 사람이 느끼는 불편함, 당혹스러움, 지겨움, 언짢음을 


나는 알고 싶지 않아도 뼛속까지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감정의 전이를 조금씩 다듬어 나가고 싶다. 






오히려 감정을 귀하게 여기지 않아서 힘든 걸 수도 있겠다.






내가 마주하는 어둡고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들이


너무 밉고 얼른 떨쳐버려야 맞는 것만 같아서


감정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시간을 주어 차근차근 소화해야 하는데




불안, 슬픔, 억울함, 분노, 막막함, 서운함, 서러움을 비롯한 감정들을


그저 천하게 여기고 바로 마음의 집에서 쫓아내려고만 하지 않았나 돌아본다.








이제는 그러한 방문객들이 찾아올 때에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되었니?'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니?'






'너는 무얼 원했지? 앞으로는 무얼 원하니?'






'그랬구나. 네가 여기에 잠시 머물게 된 건 너무 당연한 거야. 널 내쫓지 않을게.


네가 다른 길로 떠날 준비를 마칠 때까지 내 마음의 집에서 몸 풀고 편히 쉬렴.'






이라고 말을 건넬 수 있는 집주인이 되고 싶다.








어쩌면 이제껏 


내게 솟아오르는 이러한 감정들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건너온 감정의 방문객들을


내쫒는데에 주력했다는 것은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는 것.




내 마음의 하인이 되어 누군가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는 것.




그 누군가는 아마도 나의 평안함과 감사함을 방해하는 악질의 외부인일 거라고.










그니까 이제는 내 마음에 잠시 머물다 갈 뿐인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그 손님들을 


환대까지는 못하더라도 




머물 시간을 기다려주고


가끔 하소연을 들어주고


조금 밝은 생각으로 안내할 수 있는 


내 마음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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