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ossible to do all by myself







-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 




요즘 따라 아등바등 애를 써 가며 살아도


자신이 쏟는 노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마주한다.


그런 군중 속 별반 다를 것 없는 나를 또한 마주한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다.


열정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꿈을 위한 열정을 지속하는 것은


소수만이 해낸다.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고 영속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달리는 것은


양 옆 시야를 가린 채 경주를 위해 먹고 자는 경주마와 같다.




하지만 그런 부분적 맹인이 되어 속도에 연연하는 삶은 거북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몇 년 혹은 몇십 년의 시간을


더디더라도 꾸준히 버텨내는 과정 속


예상치 못한 사람, 상황, 기회, 실망, 변화를 마주하는 것.


즉 인간의 삶, 그 본질의 아름다움과 경건함에 맞지 않는다. 




열에 아홉은 나의 삶이 내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흐르기를 바라지만


내가 생각하고 추구하고 내세우는 삶의 모양과 색깔이


정말 나에게 최고의 길이 될지는 죽어도 모른 채로 살아간다.


사실은 최고가 아닌 순간이 많았고 최선이 더 중요하단 건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




그래도 고집을 피우며 내 생각과 줏대를 버리지 못하고


나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순간들 속에서


나는 오늘도 여기 이곳에 몸을 맡길지 


혹은 눈에 밟히는 지나온 걸음들만 하염없이 바라볼지 스스로 묻는다.




내가 휘청거릴 때


내 머리로 이해가 되는 논리가 가슴까지 와 닿지 못할 때




사실, 그래도 된다고


괜찮다고


잘 하고 있다고


느려도 기다리겠다고


그런 네가 여전히 좋다고


네가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너는 더 가치 있는 무언가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그렇게 내 귀에 가슴에 심장에 온 몸에 


따뜻한 전율이 이르도록 누누이 말해주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나의 인생에서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찾아내며


그들은 나라는 사람에게서


내가 인정하지 않은 것들을 쉬이 귀하게도 여긴다.




그들의 말 한마디와


말투와 눈빛과 닿지 않아도 느껴지는 손길은


혼자서 풀지 못해 안달 나 있던 마음의 자유를 

너무도 쉽게 가벼이 되찾아준다.




그래서 내가 이제껏 살아온 나날들도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숨을 쉬고 중심을 잡는 것도


앞으로 줄곧 무엇을 이루고 배우고 성장하던지간에




그건 내 업적이 아니다.


내가 이룩하고 정복한 세계가 아니다.




나의 주변인들.


주변이 아닌 중심에 기꺼이 들어와 나를 감싸는 이들.




그 한 명 한 명이


내 삶에 선사해준 감사함과 애틋함을 통해




결코 일어설 수 없을 시간에

앉고 설 용기를 낼 수 있다.




그래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가끔 떠오르는 자기 위안의 말들도


그들의 입을 거쳐 내 기억에 안착한 것 이기에


나는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래서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은


모든 걸 혼자서 하는 것이다.




혼자서 불안해하고


혼자서 괴로워하고


혼자서 무너지고 찢어지고 애통해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이미 내 삶에 파고들어 자리를 단단히 잡고 있는 그들 덕분에


그런 삶이 불가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혼자일 때 못 본 하늘을 보았고


혼자일 때 지나친 마음을 느꼈고


혼자일 때 도망쳤던 설움을 발견했다.




이렇게 내일도 혼자가 아닐 삶을 감사히 받으며


누군가 혼자라고 느낄 때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온 마음과 정신과 몸으로 표현할 힘을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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