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Home.
나에게 Home은 어디일까?
Home의 정의는 이러하다.
- any location that a person thinks of as the place where she lives and that belongs to her.
- a place of refuge.
나의 집은 누구일까?
피난처가 있다는 것, 내 삶에 피난처가 필요하다는 것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쫒기고
공격받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있다는 것.
혹은 온 몸이 아릴 정도로 혹사된 사지를 이끌고
너무나도 멀고 먼 아득한 길을 가야 하는 기진맥진한 사정.
그런 나에게 목을 좀 축이라고
시원한 물 한잔을 내어주고
발을 옭아맸던 신발을 벗고
무릎을 굽히고 앉을 의자와 침대를 내어주는 사람.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비바람이 몰아칠 때
어디로 나아가야 할 지 방향감각을 잃었을 때
그런 나에게 오늘밤이라도 아무 생각 말라고
그저 두 다리 쭉 뻗고 한 숨 크게 내쉬고 잠을 청하라고 해주는 이.
피난처가 되는 나의 집에서
내가 바라는 것은 최신형 안마기와 코스요리가 아니다.
그저 내 짐들을 내려놓을 바닥이 있고
내 한 몸 눕히고 진땀을 씻어낼 물이 있으며
어깨를 주물러주고 마른 입가에 웃음을 띄게 해주는 사람.
그 것이 나의 피난처이다.
나를 보채지 않고 기다려주는,
나를 불안하게 하지 않고 안심시키는,
나의 여유와 센스, 그리고 모든 것들이 최선이 되게 하는,
내가 곧 나설 길을 함께 기대하고 위로하고 지지해주는,
그리고 언제든 내가 외롭고 힘겨울 때 언제나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집,
그런 사람이 나의 피난처이다.
나의 구석구석이 과분한 이해와 인정을 받고
내가 뒤쳐지거나 앞서나가도 그 어떤 내색하지 않고 그대로 사랑해주는
눈이 마주치고 손이 맞닿고 대화가 오고가는 순간부터는
그 어떠한 걱정과 위험도 대수가 아니며
잘은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든 이 곳, 이 사람과 함께라면 해쳐나갈 수 있다는
그러한 안정감을 주는 나의 피난처.
하나의 연인으로도
하나의 결혼으로도
하나의 금전적 여유도
하나의 목표 달성도
하나의 친구 가족도
곧바로 피난처가 되어 내게 안기지 못한다.
그저 그 이름들로 남을 뿐,
나의 피난처가 되고
서로의 피난처가 되기까지
시간과 돈 그 이상의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기꺼이 서로의 피난처가 되리라 다짐하고 그렇게 살아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나 또한 마다 하지 않고 흐뭇이 당신을 감싸 안고 몸을 녹여주는 사람이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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